주말부부로 4년째, 평일엔 혼자서 육아를 감당하고 주말엔 둘이 함께한다고 믿고 싶지만 현실은 다릅니다. 이 글에서는 주말부부 맞벌이 엄마로서 경험한 육아 현실과 실질적인 역할 분담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담았습니다. 육아로 지친 엄마들이 공감하고, 아빠들도 함께 읽고 대화할 수 있길 바랍니다.
혼자서 버틴 평일, 그 무게는 누구 몫인가요?
아침 6시 기상. 아이 깨우고 씻기고, 겨우 아침 챙겨 먹이고 등원. 출근하면 일하고, 퇴근 후 다시 육아 2차전. 장난감 치우고 저녁 먹이고 목욕, 재우기까지 숨 돌릴 틈 없습니다. 아이도 느낍니다. "아빠는 왜 또 안 와?" 이 말을 들을 때면 마음이 아프고, 평일의 외로움이 더 짙게 스며듭니다.
주말이 되면 남편은 아이와 놀아주며 “나도 최선을 다한다”는 눈빛을 보입니다. 하지만 평일 동안 누적된 육체적·정서적 피로는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. 그간 내 마음속에만 눌러둔 감정이, 오히려 주말에 터져버리곤 하죠.
역할 분담보다 어려운 건 감정의 균형입니다
많은 부부가 ‘반반 육아’를 말하지만, 주말부부에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.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감정 거리도 자주 벌어지기 때문이죠. 남편은 주말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보상하듯 애쓰고, 저는 그 시간을 ‘공동 육아’로 활용하고 싶어 다르게 접근합니다.
예를 들어, 주말에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역할을 정했지만 생각만큼 잘 작동하진 않았어요.
- 오전: 남편이 아이와 놀기, 저는 장보기 + 집안일
- 오후: 가족 외출 or 아이 목욕, 집안 청소 분담
하지만 실제로는 남편이 아이와 놀다 지쳐 낮잠을 자거나, 계획 없이 흘러가며 결국 제가 대부분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어요.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“당신은 주말만 오잖아”라는 말이 튀어나오고, “나도 노력하는데 왜 인정 안 해?”라는 반발이 뒤따릅니다.
완벽한 분담이 아니라 진짜 공감이 필요해요
최근엔 서로의 루틴을 교환해보며 시도 중입니다. 예를 들어 남편에게 제가 평일에 하는 루틴을 표로 보여주었고, 그걸 본 남편은 처음으로 "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"며 말없이 빨래를 개기 시작했죠.
주말마다 정해놓은 작은 미션도 나눴어요.
- 아침 식사는 남편 담당, 저는 저녁 준비
- 아이 목욕은 매주 일요일 아빠가 전담
- 가사 분담 기록을 Google Keep에 남기기
이런 시도 덕분에 완벽하진 않아도 조금씩 균형이 맞춰지는 느낌입니다. 가장 중요한 건 “당신도 힘들지?”라는 말 한마디. 결국 육아는 누가 더 많이 하느냐보다, 함께 버티고 있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게 가장 위로가 되니까요.
